스마트폰

LG Q9 – 국산 보급형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

오랜 세월 동안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급형” 기기는 답답할 정도로 느린 속도와 제대로 된 게임을 설치하기도 힘들 정도의 작은 용량이 당연시됐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중저가형 스마트폰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에도 홍미노트 5와 포코폰 F1과 같은 가성비 중국산 제품들이 정식으로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국산 제조사들도 더 이상 보급형 기기의 출시에 무성의한 자세로 일관할 수가 없게 됐었습니다.

처음 스타트를 끊은 것은 삼성의 2018년 갤럭시 A 시리즈였습니다. 기존 보급형 기기와는 다르게 프로세서와 램과 같은 기본적인 성능에 신경을 상당히 쓴 모습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자랑했지만 무선 충전, 삼성페이, 방수 방진과 같은 기능들을 제거해서 상당히 아쉬웠었죠.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LG Q9은 기존에 실컷 욕먹고 있던 보급형 Q 시리즈와는 다르게 이전 세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던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와 방수, LG 페이, 쿼드 DAC과 같은 기능들까지 겸비하고 있어서 출시 전부터 상당히 이슈가 되고 있었습니다.

좋아요 : 가격 / 성능 / 편의 기능 / 디자인

애매해요 : 붐박스 / 디스플레이 / 배터리

싫어요 : 최적화 / 변형 자급제 / 카메라

주 타깃층 : 보급형 폰을 원하지만 게임도 잘 돌아가야 하는 분

한 줄 결론 : 소소한 단점들이 있지만 가격 감안하면 충분히 타협 가능

** 글이 길어서 읽기 부담스러우시면 밑줄 친 부분만 읽고 넘어가세요 **

[ 리뷰 구성 ]

1. 스펙 & 가격

2. 디자인 & 외관

3. 디스플레이 & 사운드

4. 카메라 & 영상

5. 벤치마크 & 발열

6. 성능 & 게이밍

7. UI & 사용성

8. 배터리 & 충전

9. 총평

[ 1. 스펙 & 가격 ]

스펙시트에서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입니다. 보통 보급형 기기들은 스냅드래곤 400~600번 시리즈를 사용하는데, 비록 한 세대 지났지만 최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사용하던 800번 시리즈 프로세서를 사용했기 때문이죠.

심지어 보급형 기기에서 찾아보기 힘든 편의성 기능들과 마이크로 SD 확장, 넉넉한 램까지 생각하면 49만 원이라는 가격표가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중국산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가성비 측면에서 밀린다고 말하기 어렵죠.

물론 Q9에 사용된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가 G6 시절에 사용하다 남은 것을 재활용했다는 소리도 있지만, 어찌 됐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가격대에 이 정도 성능과 가격을 갖춘 국산 보급형 기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2. 디자인 & 외관 ]

솔직히 전 Q9의 디자인이나 마감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의 베젤 두께 정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V40 ThinQ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줘서 놀랐었네요.

특히 후면의 무광 디자인은 제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V30보다도 더 고급스럽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알루미늄 테두리, 포트 위치와 같은 소소한 디자인 요소들도 전혀 불만을 가질 부분이 없었네요. 항상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던 LG의 Q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색상은 카민 레드, 모로칸 블루, 오로라 블랙, 총 3가지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카민 레드가 가장 이쁜 것 같습니다. 물론 색상은 취향을 타기도 하겠지만, 이번 V40과 Q9의 레드 색상은 역대급으로 잘 뽑았다고 생각합니다.

후면 지문인식기와 전원, 볼륨 버튼 모두 제가 선호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6.1인치 화면에도 불구하고 한 손으로 조작하기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심지어 요즘 많은 스마트폰들이 생략하는 전면 알림 LED나 3.5mm 오디오잭과 같은 요소들도 빼먹지 않았다는 점도 칭찬해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리뷰 초반부터 칭찬만 하는 것 같지만, 그만큼 LG Q9의 디자인은 보급형 스마트폰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의 완성도와 디테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3. 디스플레이 & 사운드 ]

디스플레이는 상단에 노치가 있는 19.5:9 비율의 QHD+ 패널입니다. 처음 사용하면 해상도가 FHD+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원할 경우 QHD+로 해상도를 재조정해줘야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배터리 효율과 성능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FHD+ 해상도를 선호합니다.

노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옵션 설정을 통해 숨기는 것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앱에서는 정상적으로 가려지지 않아서 오히려 보기가 더 불편해졌습니다.

보급형 기기에 QHD+ 해상도 패널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라운 일이지만, 아쉽게도 V30과 같은 과거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색감이 살짝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바로 옆에 두고 대조하지 않는 이상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었습니다.

미묘하게 상단부와 하단부의 화이트 밸런스가 다른 느낌이지만 이 부분 역시 최저 밝기로 어두운 방에서 자세히 들여다봐야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화면의 최대 밝기를 일시적으로 올리는 슈퍼 브라이트 모드 덕분에 야외 시인성도 좋은 편입니다.

전반적으로 디스플레이 품질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살짝 부족하지만, 보급형 기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한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외장 스피커는 상당히 아쉬운 품질이지만, 이는 스피커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붐박스 기능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붐박스는 스마트폰이 외부 물체와 접촉할 때 소리의 진동이 전달되면서 보다 풍성하게 표현되는 기능인데, 이 기능 때문에 오히려 평소에 손에 들고 있을 때에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붐박스 기능을 활용할 때에는 확실한 음질 향상을 경험할 수는 있지만, 손에 들고 사용할 때 음질이 떨어지고 지동 때문에 불편한 것을 감수할 것인지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결정해야 할 것 같네요.

[ 4. 카메라 & 영상 ]

카메라는 Q9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입니다. 저조도 사진은 물론, 주광 사진도 조금 아쉬운 수준입니다. 심한 수채화 현상으로 인해 사진의 선명도도 떨어지고, 다이내믹 레인지가 많이 부족해서 빛 번짐이 제법 심하게 나타납니다.

전 개인적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로 업무, 혹은 기록용 사진만 찍으면 되기 때문에 카메라 성능을 상당히 느슨하게 보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조금 불만스러웠습니다. 오히려 홍미노트 5 카메라가 더 좋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손떨림 방지 기능은 소프트웨어적인 EIS밖에 지원이 되지 않아서 썩 안정적이라 보기는 힘듭니다. 걸어 다닐 때 흔들리는 상하 움직임은 그래도 제법 잘 잡아내지만 발을 디딜 때 전달되는 진동은 영상에 상당히 많이 전달됩니다.

[ 5. 벤치마크 & 발열 ]

주로 보급형 기기에 쓰이는 스냅드래곤 600번 시리즈도 요즘에는 성능이 많이 좋아져서 CPU만 활용하는 일상적인 작업에서는 1~2년 전의 스냅드래곤 800번 시리즈와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래픽 성능은 여전히 스냅드래곤 800번 시리즈가 600번 시리즈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스냅드래곤 821에 사용된 Adreno 630 그래픽이 스냅드래곤 660의 Adreno 615를 압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LG Q9은 보급형 스마트폰 중 게임 성능이 가장 뛰어난 모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Antutu 벤치마크 점수를 보면 스냅드래곤 660을 사용한 갤럭시 A9보다 CPU 점수는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픽 점수는 압도적으로 높게 측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Geekbench 점수로 봐도 스냅드래곤 821은 660에 비해 싱글코어 점수는 조금 높지만 멀티 코어 점수는 조금 떨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CPU 성능의 차이는 체감하기 힘들다고 생각해도 되겠습니다.

하지만 스냅드래곤 821은 660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 발열 관리가 조금 떨어지기 때문에 게임을 자주 하지 않는다면 조금 손해 보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번 Q9은 과거에 발열로 악명을 떨쳤던 LG의 G4, V10보다는 훨씬 덜하지만, 대부분의 보급형 스마트폰들보다는 발열이 조금 더 느껴졌습니다.

[ 6. 성능 & 게이밍 ]

이론상 스냅드래곤 821은 여전히 매우 고성능 프로세서입니다. 하지만 LG Q9은 이상하게 장착된 프로세서의 성능에 비해 자잘한 버벅임이 가끔 느껴졌습니다. 앱 실행 속도 자체는 빠르지만 앱 전환, 멀티태스킹과 같은 작업 시 주로 발생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램 용량도 4GB 면 부족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현상은 절대적인 성능 부족보다는 최적화 문제이지 않을까 싶네요. 소프트웨어적인 개선이 가능하지만, LG의 과거 기기들 업데이트 이력을 감안하면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냥 출고가 49만 원짜리 보급형 스마트폰의 성능이라고 하면 참고 쓸 수는 있지만, 스냅드래곤 821의 강력한 성능을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는 있을 것 같네요.

그런 반면, 게이밍 성능은 만족스러웠습니다. 검은사막,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와 같은 비교적 고사양 게임들도 중간~높음 그래픽 옵션으로도 불편한 없이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이는 그래픽 사양을 중간 이하로 타협해야 되는 스냅드래곤 660 보급형 스마트폰들에 비해 차별화되는 요소라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 7. UI & 사용성 ]

LG Q9의 또 다른 특장점은 바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만 볼 수 있는 IP68 방수 방진, 하이파이 쿼드 DAC 오디오, LG 페이와 같은 부가적인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삼성의 갤럭시 A 시리즈가 가격을 낮추면서 이런 편의 기능들을 조금씩 빼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칭찬해주고 싶은 결정이네요.

심지어 전혀 기대하고 있지 않았던 키보드 햅틱 모터와 알림 LED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서 기본기에 확실히 신경을 썼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보급형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에는 항상 저렴한 중국산 제품에 눈길이 가는 경우가 많은데, Q9은 이런 차별 포인트가 별도로 있어서 확실히 메리트가 느껴집니다. 어차피 가격적으로 중국산 제품과 경쟁하기 힘들기 때문에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과거 보급형 Q 시리즈에는 괜히 화이트 밸런스, 해상도 조절과 같은 자잘한 기능을 의도적으로 누락하는 느낌이었지만, 이번 Q9은 정말 아낌없이 모든 기능을 다 넣어줬습니다. V30, G7과 같은 상위 라인업과 비교해도 소프트웨어적인 기능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 분명 자급제 모델을 구매했는데도 초기 부팅 시 통신사 로고도 뜨고 온갖 통신사 선탑재 앱들이 깔려 있어서 눈살이 많이 찌푸려졌습니다.

애초에 지저분한 선탑재 앱이 없는 깔끔한 맛과 통신사에 귀속되지 않은 기기라는 느낌 때문에 자급제 모델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LG Q9 자급제 모델은 그런 매력이 전혀 없습니다. 이걸 “변형 자급제”라고 하던데, 앞으로 다른 모델에도 보편화될까 봐 조금 걱정됩니다.

[ 8. 배터리 & 충전 ]

배터리 용량이 3000mAh에 전력을 제법 많이 소비하는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의 조합이라 배터리 지속 시간은 엄청 길지는 않습니다. 유심칩을 삽입한 상태로 게임을 안 하고 화면 밝기 70% 정도에 일상적으로 사용했을 경우 화면 켜짐이 4~5시간 정도 지속됐습니다.

스마트폰을 무겁게 사용한다면 충전 1회로 하루 종일 버티기는 조금 힘들 수 있는 수준이죠. 그나마 충전은 퀵 차지 3.0이 지원돼서 매우 빠른 편입니다. 8%에 충전을 시작해서 1시간 후에 90%까지 차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 쓴다면 배터리가 사용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선 충전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사실 보급형 기기에서 무선 충전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지원해주기만 했다면 편의성 기능 측면에서는 흠잡을 것이 없었을 텐데 말이죠.

[ 9. 총평 ]

솔직히 말하자면 과거 국산 스마트폰들은 사용하면서 만족스러웠던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의도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를 유도하듯이 보급형 기기들은 성의 없이 만드는 느낌이었달까요?

하지만 이번 LG Q9은 가격이나 성능, 모든 것을 떠나서 진심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대에 원하는 성능과 기능을 최대한 갖추려고 하는 성의가 느껴져서 기분 좋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카메라, 디스플레이, 최적화와 같은 부분들에서 아쉬운 요소들이 있었지만, 가격 대비 얻을 수 있는 기능과 성능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능한 범주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전 개인적으로 이번 Q9을 통해 LG가 앞으로 중국산 중저가형 스마트폰의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준 것 같아서 조금은 응원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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