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삼성 갤럭시 A9 2018 – 기능은 쪽박, 카메라는 중박, 성능은 대박

주변에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사용하는 지인들에게 왜 노트를 구매했냐고 물어보니 80% 이상은 “큰 화면이 좋아서”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갤럭시 노트는 성능이 좋기도 하지만 S펜과 압도적인 부가 기능 때문에 비싼 기종이라 그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조금 아까운 느낌이 들긴 하죠.

갤럭시 A 시리즈는 삼성의 중급기 포지션을 담당하는데, 그중에서도 A9은 갤럭시 노트와 버금가는 대화면을 자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새로 출시된 갤럭시 A9은 노트 시리즈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사실 이번 리뷰는 스마트폰을 어느 정도 만져보신 분들이라면 제목만 봐도 충분히 이해가 가실 거 같지만, 그래도 제 의견과 테스트 후기가 궁금한 분들을 위해 리뷰를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아요 : 성능 / 배터리 / 디스플레이 / 이어폰잭

애매해요 : 디자인 / 카메라 / 사운드

싫어요 : 부가기능의 부재 / 가격

** 글이 길어서 읽기 부담스러우시면 밑줄 친 부분만 읽고 넘어가세요 **

[ 리뷰 구성 ]

1. 스펙 & 가격

2. 디자인 & 외관

3. 디스플레이 & 사운드

4. 카메라 & 영상

5. 벤치마크 & 발열

6. 성능 & 게이밍

7. UI & 사용성

8. 배터리 & 충전

9. 총평

[ 1. 스펙 & 가격 ]

의외로 스펙시트의 성능은 나쁘지 않습니다. 스냅드래곤 660에 6GB 램, 128GB 용량이면 저렴한 가격으로 쓸만한 성능으로 이슈가 됐던 홍미노트 5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는 하드웨어니까요.

사실 20만 원 정도 하는 홍미노트 5와 비교하자니 조금 슬프지만, 과거에는 대부분의 국내 중급기들은 저가 중국 스마트폰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하드웨어를 사용해와서 그나마 이 정도라도 감지덕지하달까요…? 역시 국내 제조사들도 경쟁이 붙어야 조금 정신 차리는 것 같군요.

갤럭시 A9은 카메라가 4개나 있다는 사실을 주력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지만, 카메라는 개수보다는 품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카메라가 많다고 성능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스펙시트를 자세히 살펴보면 삼성 스마트폰의 대표 기능인 삼성 페이, 무선 충전, 방수와 같은 기능들이 빠져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중급기이기 때문에 방수 기능이 빠진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삼성 페이나 무선 충전 기능이 빠진 것은 다분히 S 시리즈와의 티어를 구분하기 위한 의도적인 결정으로 느껴지는군요.

심지어 가격도 59만 원이면 저렴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가격을 내리거나, 혹은 위의 기능들을 포함시켜주거나, 둘 중 하나는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강하게 듭니다.

[ 2. 디자인 & 외관 ]

전반적인 마감이나 그립감은 갤럭시 S 시리즈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엣지 디스플레이를 싫어한다면 오히려 평평한 화면의 A 시리즈의 디자인을 더 선호할 수도 있겠네요.

보다 저렴한 시리즈여서 그런지, 갤럭시 A9의 디자인은 S 시리즈보다 많이 가벼운 느낌입니다. 블루와 핑크 모델 모두 상당히 튀는 색상에 그라데이션까지 있고 후면 패널이 반사가 심한 광택 재질입니다. 좋게 말하면 스포티하고, 나쁘게 말하면 경박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핑크 모델을 구매할 때 차분한 파스텔 톤을 기대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거의 네온사인을 연상시키는 듯한 번쩍거리는 핑크가 와서 상당히 당황스러웠습니다.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만족스러운 디자인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후면 카메라가 4개여서 징그럽다는 의견도 조금 있지만, 전 별 감흥이 없었네요. 특별히 쿼드 카메라 구조가 이쁘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볼륨과 전원 버튼은 우측에 집중되어 있고, 좌측에는 그 악명 높은 빅스비 버튼(!)이 위치해있습니다. 빅스비 버튼을 비활성화하는 방법은 찾지 못했네요.

그리고 상단에는 유심 트레이, 하단에는 3.5mm 오디오 잭, USB-C 충전 포트, 싱글채널 스피커가 있습니다.

파손 테스트는 따로 진행하지 않았지만,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으로 미루어보아 갤럭시 S 시리즈와 비슷한 내구성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자인적인 취향만 제외한다면 갤럭시 A9의 외관이나 마감에서 특별한 불만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아, 참고로 갤럭시 A9은 액정 보호필름이 장착된 상태로 출고되고, 기본 박스 구성품에 젤 케이스도 있기 때문에 별도의 액세서리를 구매하지 않아도 바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 3. 디스플레이 & 사운드 ]

디스플레이의 색감, 명암비, 최대 밝기 모두 평균적인 스마트폰들에 비해 좋다고 느껴집니다. 초기 화이트 밸런스는 약간 푸른 편이지만, 제한적이나마 조절할 수는 있습니다.

색상 재현력은 육안적으로 봤을 때 V30이나 노트 8과 같은 플래그십 스마트폰들과 비교해도 전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해상도가 FHD 등급이라는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전 스마트폰에서는 특별히 QHD 해상도의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해서 오히려 배터리 효율이 좋은 FHD 디스플레이를 선호합니다.

물론 아몰레드 패널이다 보니 번인 걱정은 해야겠지만, 최근에 삼성의 AS 정책의 변화로 1년 이내에 발생하는 번인은 무조건 무상 교체해준다고 하더군요.

[링크] 삼성전자, 스마트폰 ‘번인’ 교체 기사

전반적으로 디스플레이 쪽에서는 불만스러운 부분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사운드는 그냥 평이한 수준입니다. 하단부에 위치한 모노 스피커와 오디오잭을 통한 사운드 모두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네요. 유튜브나 간단한 영상 시청하는 용도로는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고, 섬세한 음악 감상 용도로는 많이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 4. 카메라 & 영상 ]

삼성의 마케팅 자료에는 쿼드 카메라 시스템을 엄청 자랑하지만, 카메라의 성능은 렌즈 개수와는 무관하죠. 물론 광각이나 망원 렌즈는 가끔 유용하게 사용할 일이 있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요소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메인 카메라의 성능을 보자면, 그냥 딱 “쓸만하다” 정도로 요약이 가능할 것 같네요. 주광 사진은 쓸 만하게 잘 나오지만, 자세히 확대해서 보면 수채화 현상이 조금 있습니다. 선명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인물 사진을 찍을 때 조금 화사해 보인다는 장점은 있으니 비판하기는 힘든 부분인 것 같네요.

야간 사진도 아이폰, 갤럭시 S 시리즈와 같이 엄청 밝게 찍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완전히 못 써먹을 수준까지도 아닙니다. 굳이 등급을 먹이자면, 홍미노트 5보다는 살짝 좋고 원플러스 6T보다는 안 좋은 느낌이네요.

전면 카메라의 성능도 그냥 평이했습니다. 24MP 화소가 무색할 정도로 사진이 많이 뭉개져서 선명함을 느끼기는 힘들었습니다. 대부분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가 간단한 셀카 정도만 찍는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냥 용납 가능한 범위 내라고 보이네요.

결국 갤럭시 A9의 카메라는 주광 조건에서 인물 사진을 찍을 때에는 상당히 좋지만, 그 외의 성능은 “카메라 특화” 스마트폰이라 하기에는 살짝 아쉬운 수준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그나마 인스타그램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물 사진은 괜찮게 나오고, 카메라 화각도 다양하고, AR 이모지와 같은 기능도 갖추고 있으니까요.

영상은 나름 4K 30FPS, 혹은 480FPS 슬로우 모션까지 지원되지만 결정적으로 OIS 손떨림 방지가 없다는 점이 큰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걸어 다니면서 촬영할 때는 화면이 흔들림이 제법 많이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19.01.20추가 : 캐논 G7x와 폰카는 체급이 다르기 때문에 불공평한 비교입니다. 딱히 A9을 폄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략적인 느낌 비교를 위해 추가했다는 점을 감안해주시기 바랍니다. 성능 평가 비교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의견이 많다면 A9 단독 영상으로 수정하겠습니다.)

[ 5. 벤치마크 & 발열 ]

스냅드래곤 660은 CPU 성능만으로 보면 스냅드래곤 820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수준입니다. 단일 코어 성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코어 개수가 더 많기 때문에 종합적인 성능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네요.

Antutu 벤치마크 점수로 보면 종합 점수도 나쁘진 않지만, CPU 점수만 따로 놓고 보면 갤럭시 S8과 견줄 정도로 높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게임과 같은 그래픽 사양이 요구되는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비해 크게 밀리는 속도는 아닐 것으로 보이는군요.

Geekbench 점수로 봐도 싱글코어보다는 멀티 코어 점수가 확실히 좋게 나왔습니다. 물론 일반화하기에는 힘들지만, 가벼운 작업을 여러 개 띄워놓는 멀티태스킹 작업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겠죠.

특히 이런 멀티태스킹 작업에서는 램이 중요해지는데, 갤럭시 A9은 램이 6GB라서 상당히 합리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유럽에는 8GB 램 모델도 있는데 국내에는 6GB 램 단일 모델이라서 조금 아쉽군요.

그리고 스냅드래곤 600번 시리즈는 최상위 800번 시리즈보다 발열이 훨씬 적다는 것도 장점이죠. 실제로 벤치마크나 게임 도중 표면 온도는 손에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스트레스 테스트를 오래 돌려도 표면 온도는 항상 40℃ 이하로 측정됐네요.

꼭 갤럭시 A9이 아니더라도 스냅드래곤 660 자체가 상당히 잘 만들어진 프로세서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국내 중급기 스마트폰에 저가형 스냅드래곤 400 시리즈를 그만 썼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커지는군요.

[ 6. 성능 & 게이밍 ]

위에 언급한 대로 벤치마크 점수로만 봐도 기본적인 성능은 매우 좋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갤럭시 A9을 사용하면서 앱 실행 속도가 느리거나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넉넉한 램 덕분인지, 멀티태스킹 도중 앱이 재시작되는 리프레싱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잦은 앱 리프레싱만큼 일상 사용에 불편을 주는 요소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만족스럽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그래픽 점수가 조금 낮다고 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최상위 스냅드래곤 800번대 시리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고, 대부분의 게임은 불편함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검은사막,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와 같은 고사양 게임도 중간 옵션으로도 불편함 없이 플레이 가능했고, 가벼운 퍼즐류 게임들은 모두 부드럽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요약하자면, 일반적인 작업은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고, 게임은 옵션 타협만 조금 하면 최신 게임도 무난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 7. UI & 사용성 ]

과거에는 삼성의 터치위즈 UI를 싫어하는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기능을 최대한 간결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화이트 밸런스 조절, AOD, 한 손 조작 모드, 화면 분할과 같은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 샤오미 스마트폰에서 칭찬했던 SNS 다중 계정 관리 기능도 있어서 일반적인 기능에서는 불만을 가질 부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패스트 차지, 오디오 잭, 지문 인식, 안면 인식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기본기도 충실한 편입니다.

하지만 빅스비 전용 버튼은 일상생활에서 실수로 눌러서 불편한 상황이 종종 발생했고, 삼성 페이, 무선 충전, 방수 방진의 부재는 큰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사실 출고가 59만 원이면 저렴하다고 하기에는 힘든 가격이지만, 갤럭시 A9의 기본기가 워낙 탄탄하다 보니 위와 같은 편의성 기능들을 모두 지원해주기만 했어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삼성 입장에서는 A 시리즈가 S 시리즈를 팀킬하는 상황을 막고 싶은 마음이 컸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뭐, 뒤집어서 말하자면 삼성 페이, 무선 충전, 방수 방진 기능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만족할 수는 있다는 소리이긴 하죠.

[ 8. 배터리 & 충전 ]

대화면 스마트폰인 만큼 배터리도 넉넉하게 3800mAh로 탑재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디스플레이도 FHD 해상도에 AMOLED 패널이라 배터리 효율도 좋은 편입니다.

화면 밝기 80%, LTE/와이파이 혼합 사용, 게임/영상을 사용 비율이 높은 상태에서도 배터리가 6시간 넘게 버티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제가 화면 밝기를 높게 사용하고 게임도 비교적 고사양인 검은사막 위주로 실행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벼운 사용 환경에서는 7~8시간은 넉넉하게 버텨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봉된 패스트 차지 충전기를 사용하면 배터리 4%에서 100%까지 충전되는데 1시간 38분이 걸렸습니다. 4%에서 64% 까지는 52분이 걸렸네요.

전반적으로 배터리 성능이나 충전 속도에는 큰 불만이 없지만, 무선 충전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아쉬웠습니다.

[ 9. 총평 ]

예상외로 갤럭시 A9은 기본기가 매우 탄탄한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정말 고사양 게임을 최고 옵션으로 돌려야 하거나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S펜 기능을 사용할 생각이 아니라면 기본적인 성능과 소프트웨어적인 편의성에서는 전혀 불만을 가질 부분이 없다고 생각이 됐네요.

하지만 정작 마케팅 포인트로 잡혀 있는 카메라의 성능은 그냥 평범한 수준이고, 삼성의 대표적인 편의성 기능인 삼성 페이, 무선 충전, 방수 방진 기능의 부재는 큰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카메라 성능이 더 좋았거나, 편의성 기능들이 모두 있거나, 가격이 조금 더 낮거나, 세 가지 중 하나만 더 제공해줬어도 강력 추천할만한 스마트폰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많이 아쉬운 부분이군요.

하지만 비교적 기능적인 부분을 중요시하지 않고 삼성 브랜드와 AS를 중요시하는 부모님 세대가 사용하기에는 좋은 구성이라서 A 시리즈의 전통인 “효도폰”으로서의 용도는 충분히 잘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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