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에이서 니트로5 AN515 – 가성비에 올인한 게이밍 노트북

특이하게도 12월에 동안 에이서의 고급형, 저가형 게이밍 노트북을 동시에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380만 원짜리 프레데터 헬리오스 500과 70만 원짜리 니트로 5니까 엄청난 차이죠.

그만큼 니트로 5는 가성비에 모든 초점이 맞춰진 제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쉬운 요소들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단점들이 타협이 가능한 지가 중요한데,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구매자가 본인의 사용 목적이나 성향에 따라서 결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좋아요 : 가격 / 다양한 옵션 / 발열 / 확장성

애매해요 : 무게 / 내구성 / 사운드 / 배터리

싫어요 : 트랙패드 / 디자인 / 디스플레이

주 타깃층 : 초저가 게이밍 or 작업용 성능이 필요할 경우

한 줄 결론 : 가성비는 좋음, 하지만 단점들은 인지하고 구매할 것

** 글이 길어서 읽기 부담스러우시면 밑줄 친 부분만 읽고 넘어가세요 **

[ 목차 ]

1. 스펙 & 가격

2-1. 외관 & 포트구성

2-2. 내구성 & 내부구조

3. 키보드 & 트랙패드

4. 디스플레이 & 사운드

5. 성능 & 발열

6. 배터리

7. 총평

[ 1. 스펙 & 가격 ]

제가 지금까지 본 45W 등급의 CPU와 정식 GTX 그래픽이 장착된 노트북 중 가장 저렴한 것 같네요. 사실 70만 원이면 울트라북용 15W 프로세서와 MX150 사양으로 구성하기에도 빠듯한 예산이죠.

특히 69만 원짜리 최저가 모델은 스펙시트로만 따지면 램을 제외하고는 2017년에 200만 원 정도 하던 델 XPS15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입니다. 영상 편집, 렌더링과 같은 무거운 작업도 가능하기 때문에 고가의 워크스테이션 노트북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네요.

그리고 니트로 5는 GTX 1050부터 GTX 1060까지 원하는 사양으로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매자의 예산이나 필요한 성능에 따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세부 모델이 워낙 많아서 헷갈릴 경우, 기본적인 모델명인 Nitro 5 AN515-52 중에서 고르면 됩니다.

144Hz 디스플레이 옵션도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제일 저렴한 고주사율 게이밍 노트북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물론 높은 주사율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GTX 1060이 장착된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 권장되겠지만요.

[ 2-1. 외관 & 포트구성 ]

디자인이 자체는 개인의 취향을 많이 타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니트로 5는 디자인의 정체성이 없다는 것이 큰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일반 게이밍 노트북처럼 화려한 것도 아니면서 사무용으로 사용할 정도로 차분하지도 않은 어정쩡함이 가장 큰 문제이지 않을까 싶네요. 화려함, 혹은 차분함 둘 중 하나만 선택해서 밀고 나갔으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패턴은 카본 파이버를 흉내 냈지만 재질 자체는 플라스틱입니다. 가격대를 감안하면 재질에 대해서는 비판할 생각은 없지만, 차라리 북미 모델의 헤어라인 디자인이 더 깔끔해 보이네요.

무게도 사양에 비해 살짝 무거운 편이지만 이건 니트로 5의 가격대에서 바라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리뷰용 모델은 HDD가 장착되지 않아서인지 스펙시트보다 조금 가볍게 측정되긴 했네요.

포트 구성은 구색은 모두 갖췄습니다. 원가절감을 위해서 USB-A 포트 2개가 대역폭이 낮은 2.0 버전이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 목적으로 USB 기기를 연결할 때에는 꼭 좌측에 있는 3.0 버전 포트를 사용하는 것만 주의하면 사용에 큰 지장이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 2-2. 내구성 & 내부구조 ]

저가형 플라스틱 노트북이 그렇듯이, 니트로 5의 내구성도 좋은 편은 아닙니다. 키보드 덱은 그나마 눌림이 심하지 않지만 상판은 손으로 눌렀을 때 많이 눌러지는 편입니다. 무거운 물건에 깔릴 경우 디스플레이 파손에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군요.

한 손으로 디스플레이를 여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건 무게 밸런스가 좋아서가 아니라 힌지 고정력이 약해서인 것으로 보입니다. 디스플레이를 조그만 건드리거나 노트북을 흔들어도 디스플레이가 쉽게 닫혀버립니다. 개인적으로 한 손으로 열리지 않더라도 디스플레이 고정력이 높은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힌지도 양쪽 끝에만 고정된 구조이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중앙 부분이 쉽게 휠 수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누르지 않는 이상 파손이 생길만한 부위는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방향의 패턴으로 조합된 카본 파이버 디자인으로 인해 긁힘에는 제법 잘 견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팜레스트에는 지문이나 손기름이 매우 잘 묻어나는 편이기 때문에 깔끔하게 유지하려면 자주 닦아줘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습니다.

내부에 2.5인치 드라이브 베이와 램 슬롯은 하판을 완전히 분해하지 않아도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집에서 AS 보증 스티커를 훼손하지 않아도 손쉽게 자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점은 칭찬해주고 싶네요.

m.2 SSD를 교체하거나 서멀 도포 작업을 하려면 하판을 완전히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초기에 장착된 SATA3 m.2 SSD는 성능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부팅 속도에 민감하다면 교체하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발열 해소를 위해서 쿨링팬은 2개가 있지만 한곳에 몰려있고, CPU와 GPU가 동일한 히트파이프를 공유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급격한 발열 누적에 대한 대응이 조금 걱정스럽네요.

추후 벤치마크 결과에서 나오겠지만, 제가 사용한 i5, GTX 1050 모델에서는 발열 해소가 매우 좋았지만 고사양 i7, GTX 1060 모델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지 장담 드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 3. 키보드 & 트랙패드 ]

키보드의 감도나 타건감은 특출나지는 않지만 가격대를 감안하면 기대 이상입니다. 타자 치는 소리도 지나치게 조용하거나 힘없게 느껴지지 않고 키 트래블이나 피드백도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붉은색 백라이트와 키보드 디자인은 제 취향에 맞지는 않았습니다.

레이아웃도 제가 썩 좋아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방향 키가 넘버 패드와 시프트 사이에 있어서 잘못 누르는 경우가 많았고, 전원 버튼도 일반 키들과 분리되어 있지 않아서 실수로 노트북을 꺼버리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원 버튼은 윈도우 옵션 조절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전원 버튼은 일반 키들과 분리된 공간에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든 에이서 노트북의 특징인데, Fn락 단축키가 별도로 없어서 Fn락 기능을 조작하기 위해서는 노트북의 바이오스 설정에까지 진입을 해야 한다는 점은 매우 불만스러운 사항입니다. 간단하고 기본적인 기능이라 생각하는데, 다른 노트북 라인업에도 꼭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트랙패드는 올해 제가 사용해본 노트북 중 최악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오죽하면 초저가형 노트북인 디클 클릭북 D141 메탈보다도 트랙패드 성능은 더 떨어지는 수준입니다. 지금까지 사용해왔던 에이서 노트북들은 저가형에서도 트랙패드 성능은 나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조금 의외였던 부분이네요.

트래킹 감도나 정확도도 매우 떨어지고, 무엇보다 멀티 터치 기능이 전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투 핑거 스크롤링이나 우클릭 기능이 전혀 없기 때문에 사용하기 매우 불편합니다.

심지어 급할 때라도 사용하려고 그냥 놔두기에는 팜 리젝션 기능도 매우 떨어져서 일상적인 타자 중에도 트랙패드가 손을 인식해서 오작동하는 경우가 많았네요. 그냥 트랙패드는 비활성화하고 마우스를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 4. 디스플레이 & 사운드 ]

디스플레이는 일반적인 저가형 노트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FHD IPS 패널입니다. 이런 유형의 디스플레이는 대부분 공통적으로 최대 밝기 250nits, sRGB 60% 중반대의 색상 재현력 수준이라 모두 동일한 패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리전 Y530, 아스파이어 5 등)

그나마 위안을 삼자면 과거 저가형 노트북에 흔히 쓰이던 720p TN 패널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긴 하죠. 확실히 품질이 좋은 디스플레이와 비교하면 색이 물 빠져 보이고 밝은 환경에서 최대 밝기가 아쉽지만, 타협하고 사용할 수준은 됩니다.

144Hz 디스플레이 옵션을 선택하면 색상 재현력이나 최대 밝기 스펙에도 변화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만약 144Hz 디스플레이가 최대 밝기나 색상 재현력이 더 좋다면 주사율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업그레이드할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사운드는 최대 볼륨과 베이스 모두 부족하고, 볼륨을 높이면 노이즈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냥 가격대를 감안하고 쓸 수는 있겠지만, 음질에 민감하다면 헤드폰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5. 성능 & 발열 ]

8세대 H 프로세서는 대부분의 데스크톱 컴퓨터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CPU이기 때문에 문서, 인터넷과 같은 일상적인 작업에서는 성능이 부족하다고 느낄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니트로 5 최저사양의 4GB 램으로는 병목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최소 8GB 램 이상으로 구성하는 것을 권장 드리고 싶네요.

i5, GTX 1050 모델에서는 발열 제어가 매우 잘 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조금 더 고사양 모델을 선택하더라도 큰 발열 이슈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고 사양인 i7, GTX1060에서 스로틀링이 없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100% 장담 드릴 수 없습니다.

세부적인 벤치마크 점수와 게이밍 구동 영상, 발열 그래프는 리뷰에서 모두 다루기 지루할 테니 별도의 포스트로 링크를 남겨놓겠습니다.

[링크] 에이서 니트로5 벤치마크

i5-8300H와 i7-8750H는 코어 개수만 다를 뿐, 싱글코어 성능 자체는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노트북을 주로 게이밍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i7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큰 성능 향상을 보기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 편집, 렌더링, 스트리밍과 같이 CPU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을 병행하고자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i5 모델에 GPU 성능에 더 투자를 하는 것이 가격 대비 성능 향상 체감이 더 될 것으로 보이네요.

게임은 오버워치, 디아블로3 수준의 게임은 높음 옵션으로 충분히 평균 60FPS 이상 확보가 가능하지만 위쳐3나 배틀그라운드 같은 고사양 게임에서는 옵션 타협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사양 게임에서는 GTX 1050 모델로 144Hz 디스플레이를 온전히 활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LoL과 같은 저사양 게임만 144FPS로 즐기면 된다 싶을 경우 GTX 1050과 144Hz 패널의 조합도 의미가 있을 수는 있기 때문에 본인의 게임 사양에 따라 선택하시는 것이 좋겠네요.

벤치마크 도중 표면 온도도 발열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전면, 후면 모두 사람 체온보다 높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팬 소리도 게이밍 노트북 치고는 많이 시끄럽지 않았습니다. 유휴 상태에서는 팬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고, 풀가동 중에는 평균 45~55dB 사이로 측정됐습니다.

[ 6. 배터리 ]

배터리는 용량이 작은 만큼 지속력도 떨어집니다. 100% 밝기로 일반적인 인터넷, 유튜브, 문서 작업을 할 경우 약 3시간 반 정도 버티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어차피 대부분 게이밍 노트북들은 상시 전원을 연결해두고 사용해야 하는 운명이기 때문에 배터리 지속시간은 크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휴대하고 다닐 계획이라면 니트로 5라는 노트북 자체가 적합하지 않습니다.

충전은 1시간에 약 50% 정도 됐기 때문에 배터리 용량을 감안하면 크게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수준입니다. 충전 시간 역시 크게 의미가 있지는 않겠지만요.

윈도우 정품 인증에 대한 부분은, 리뷰 유닛이 미인증 상태로 왔기 때문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충전기와 코드를 모두 포함하면 무게는 약 580그램 정도로 측정됐습니다. 게이밍 노트북 치고는 용납 가능한 무게라고 생각됩니다.

참고로 USB-C 포트를 통한 PD 충전은 지원되지 않습니다.

[ 7. 총평 ]

위에 나열했다시피, 니트로 5의 단점은 무수히 많습니다. 디스플레이, 내구성, 배터리, 트랙패드 등등…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상쇄시키는 요인이 바로 “가격”입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어지간한 데스크톱에 GTX 1060과 144Hz 디스플레이를 별도로 장착하는 것보다 저렴한 수준입니다. 물론 최근에 중고시장에 많이 유통되고 있는 GTX 광부 에디션을 구매한다면 얘기가 조금 달라지겠지만요.

사실 제가 리뷰하면서 발견한 단점들 중에 도저히 타협이 안되는 부분은 트랙패드뿐이었으며, 그 외의 단점들은 “싸게 샀으니까 참고 써야지”라고 넘길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과연 이런 단점들이 본인에게 타협이 가능할지는 개개인이 판단해야 할 부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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