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구글 픽셀 신제품 발표 이벤트 : Made by Google 2018

어젯밤 12시에 구글의 신제품 발표회가 라이브로 방송됐습니다. 퇴근하고 밤 10시 반쯤에 집에 도착해서 유튜브를 켜보니 이런 화면이 저를 반겨주고 있더군요.

흠… 메인 화면 이미지 선정의 센스 없음에 감탄하고 있는 와중, 모 커뮤니티에 이번 픽셀 이벤트에 대한 글을 올렸더니 이런 리플이 달리는군요.

참고로 이번 구글 이벤트는 IT 역사상 가장 사전 정보 유출이 많았던 신제품 발표회라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픽셀3, 픽셀 슬레이트, 구글 홈 허브에 대한 스펙과 사진은 물론, 실사 제품도 미리 유출되고 심지어 이 제품을 바탕으로 리뷰를 한 영상들이 나돌았을 정도니까요.

거의 의도적이라 생각될 정도의 정보 유출인데, 이 때문에 이번 구글 발표회에서 공개하려고 하는 특별한 정보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돌았습니다.

결론만 미리 말씀드리자면, 새로운 정보는 전혀 없었습니다. 유출된 스펙을 바탕으로 리뷰어들이 예상했던 내용 그대로였고, 그나마 픽셀3 스마트폰 전용 무선충전기 정도가 새로운 소식이였네요. 2세대 픽셀 무선 이어폰과 픽셀북도 출시될거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따로 소개된 것은 없기도 했고요.

물론 픽셀 제품들이 국내에 정발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서 조금 동떨어진 제품 같긴 하지만 그래도 올해 구글이 어떤 기기들을 준비했는지 알아보도록 할까요?

1. 구글 홈 허브

2. 픽셀 슬레이트

3. 픽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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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인트로 ]

제품 설명에 앞서, 개인적으로 이번 발표회에서 조금 놀랬던 부분이 구글이라는 대기업의 하드웨어 발표 이벤트 장소가 너무 초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초등학교 강당보다 작은 공간에 간이 의자만 배치한 정도라니… 심지어 의자 배치도 엄청 촘촘하게 해놔서 미국 기자분들 1시간 넘게 앉아 있느라 좀이 많이 쑤셨을 것 같습니다.

뭐 그래도 아예 라이브 방송도 안해준 마이크로소프트보다는 나은 거겠죠…

하여튼 이번 행사는 제품을 소개하기 앞서 과거 구글의 하드웨어에 대한 자평과 구글이 추구하는 개발 방향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을 끊었습니다.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둔 기업답게, 하드웨어 개발도 AI를 가장 중점적인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솔직히 하드웨어 제품들은 조금 실망스럽지만, 만약 대중적으로 상용화 가능한 AI가 개발된다면 구글이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AI에 대한 완성도와 정보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긴 하죠.

[ 1. 구글 홈 허브 ]

작년에 출시된 구글 홈 시리즈의 후속작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사실상 디스플레이가 달려서 나온 구글 홈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겠네요. 어차피 기본적인 기능은 구글 어시스턴트 기반이기 때문에 기존 제품과 확 달라질 부분은 없다고 생각되네요.

디자인 자체는 꽤나 마음에 듭니다. 패브릭 재질을 많이 사용해서 전자기기라기보다는 “가구”의 느낌이 더 강해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도 문제는 없을 것 같네요.

인공지능 비서로 사용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도 디지털 액자, 시계, 날씨 표시 기능만으로도 나름 유용하지 않을까 싶네요. 폰으로 찍어서 구글 포토에 올라간 사진 중에 사용자의 성향과 날짜에 따라서 자동으로 디지털 액자 모드에서 출력될 사진은 인공지능이 선정해준다고 합니다. 중복되거나 “못 나왔다” 싶다고 판단되는 사진은 알아서 걸러준다고 하네요.

사물 인터넷(IOT)에 관련된 기능도 많이 신경 쓴 것으로 보이는데, 최신 가전 기기에 의외로 IOT 기능이 내장돼있는데 몰라서 안 쓰고 있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구글 홈 허브는 다양한 가전 업체들과 협력해서 구글 홈 허브 하나로 모든 IOT 기기를 조작할 수 있게 했다고 하는군요.

이게 가능하다면 확실히 IOT 기기들을 조작하기 편해질 거 같습니다. 현재는 사용하는 모든 가전제품 브랜드를 하나로 통일하거나 기기마다 별도의 조작용 앱을 깔아야 된다는 불편함이 있죠.

가격도 149달러면 크게 부담되지 않다고 생각되네요. 국내에서는 최적화 문제로 미국 인공지능 비서와 같은 수준의 기능을 사용하기 힘들겠지만, 만약 국내 정발한다면 전자시계 대용으로 써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유튜브 프리미엄 6개월 이용권도 같이 준다고 하는데, 6개월 이후에 별도로 구독 해지를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청구된다고 합니다.

[ 2. 픽셀 슬레이트 ]

개인적으로 이번 발표회에서 제가 가장 기대하던 제품입니다. 구글이 작년에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라고 발표해서 크게 이슈가 됐었죠. 2015년 출시된 픽셀C 태블릿 이후에 구글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안드로이드 태블릿도 없었기 때문에 구글이 태블릿 시장을 완전히 포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구글은 크롬북에서 사용되는 크롬OS에 공식적으로 안드로이드 앱이 호환되게 하는 등, 크롬OS를 태블릿의 형태로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생산성 기능이 제한되는 모바일 OS보다는 데스크탑, 노트북용 크롬OS가 태블릿이라는 대화면에 더 어울린다는 결론이었던 거죠.

그 노력의 결실이 바로 이번에 발표하게 된 픽셀 슬레이트 태블릿입니다. 태블릿 치고는 큰 편에 속하는 12.3인치인데, 서피스프로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제품 같군요. 애초에 콘셉트도 “태블릿과 노트북의 기능성 두 가지를 모두 지닌 제품”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예상에 벗어난 기능은 없지만 역시 크롬OS의 개발 방향이 기대되는 발표 내용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하면서 태블릿처럼 사용하다가 전용 키보드와 도킹하면 크롬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네요. 물론 국내에서는 크롬OS가 보급화되지 않아서 사용하기 불편하겠지만요.

물론 서피스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용 키보드가 있는 것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극찬 받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타입커버와 달리, 구글은 제가 싫어하는 폴리오 커버 키보드 형식을 택했네요.

그나마 다양한 각도 유지가 되기는 하지만 폴리오 케이스는 태생적으로 고정력이 약할 수밖에 없어서 사용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키보드를 약간 세울 수 있는 서피스 타입커버와 다르게 픽셀 슬레이트의 키보드는 바닥에 밀착된 상태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는 원형 키를 채택했는데, 구글은 이런 디자인이 오히려 오타율을 방지한다고 주장하네요. 이건 개인 취향인 부분이라 코멘트하기는 어렵습니다. 백라이트도 있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 사용하는 데는 문제없을 것 같네요.

전반적으로 픽셀 슬레이트의 발표 내용도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국내 정발 되면 크롬OS를 체험해보기 위해서라도 사볼까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가격을 보기 전까지만…

발표회에서는 픽셀 슬레이트의 가격을 599달러로 공개했습니다. 뭐 나름 프리미엄한 태블릿이니까 이 정도 가격은 충분히 납득 가능합니다. 전용 디지털 펜도 기본 구성에 포함시켜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요즘 메이저 태블릿의 디지털 펜들이 대부분 99달러 하니까 이것도 뭐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폴리오 키보드가 199달러?! 이건 좀 많이 아니다 싶네요. 마이크로소프트한테 시그니처 타입커버 키보드가 비싸다고 징징거렸던 게 조금 미안해지는군요.

그리고 뒤늦게 픽셀 슬레이트가 다양한 사양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정보를 접한 후 공식 구글 스토어 홈페이지에서 사양별 가격을 조회해봤습니다.

램 4GB에 셀러론 프로세서를 달고 무슨 용기로 399달러짜리 기본 사양 서피스고 보다 비싼 걸까요? 세상에 이렇게 비싼 셀러론 기기는 처음 봅니다. 결국은 서피스프로와 경쟁하는 i5 모델을 사라는 소리 같은데, 이건 또 1000달러입니다.

사실 서피스보다 싸면 모를까, 비슷하거나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쓸 생각은 없습니다. 구글은 본인의 하드웨어 제조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19.03.30 추가 : 픽셀 슬레이트 망했어요.)

[ 3. 픽셀폰 ]

이건 하드웨어 발표회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발표회 느낌이었습니다. 발표 내용의 90%가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기능에 대한 것이었네요. 스펙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식 홈페이지의 링크를 남겨드리겠습니다.

[링크] 픽셀3 공식 홈페이지

우선 모두 아시다시피 5.5인치의 일반 픽셀3, 6.3인치의 대화면 픽셀3XL 두 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색상은 총 3가지인데 화이트, 블랙, 그리고 “Not Pink”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름의 색이 있습니다.

디자인적으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역시 XL 모델에만 존재하는 거대한 노치겠죠. 개인적으로 노치를 싫어하긴 하지만 픽셀3 XL의 노치는 너무 심합니다. 세상에 저가형 샤오미 스마트폰도 노치를 이렇게 두껍게 만들지는 않는데 말이죠…

심지어 본인들도 부끄러운 줄 아는지 발표회 공식 이미지에 사용된 픽셀3 XL의 배경화면을 어두운 것으로 설정해놔서 노치가 잘 보이지 않게 했네요. 부끄러워할 거면 노치를 만들지 말던지, 노치를 만들었으면 당당하게 공개하던지 둘 중 하나만 택했으면 좋겠습니다. (애플도 마찬가지)

심지어 이 노치는 숨기기 기능도 없다고 합니다. 물론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해줄 가능성이 높지만 이렇게 못생긴 노치를 만들고 숨기지도 못하게 하다니… 그리고 본인 발표회에서는 절묘하게 바탕화면으로 노치가 없는 척을 하다니…

우리들이 그렇게 업신여기는 중국 제조사들도 노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알고 있는지, 디자인적인 부분을 개선하려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구글과 같은 대기업에서 이런 모습이라니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그나마 아이폰XS 처럼 노치에 IR 안면인식과 같은 기능이라도 있으면 이해라도 하지, 전면 카메라 2개 넣어놓고 노치를 저렇게 크게 만든 건 도저히 용서가 안되네요. 노치에 대해 얘기하면 끝도 없을 거 같으니 이쯤에서 넘어가도록 하죠.

픽셀폰 시리즈가 가장 자랑하는 기능이 바로 카메라죠. 특별히 엄청 좋은 센서를 쓰는 것 같지도 않은데 항상 경쟁사보다 사진이 잘 나오는 게 신기했습니다. 결국은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을 통한 후보정 덕분인데, 이런 소프트웨어 기술은 정말 인정해주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픽셀3에도 다양한 카메라 기능들이 소개됐는데, 나름 유용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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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Shot은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가 자동으로 사진 찍기 전/후의 장면도 포착해서 더 잘 나온 장면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사용자에게 권장해주는 기능입니다. 혹시라도 사진을 찍는 순간에 눈을 감았다거나 하면 눈을 뜬 순간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사용자에게 추천해주는 거죠.

Super Res Zoom은 나름 혁신적인 기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카메라의 디지털 줌은 이미지를 단순 확대한 것이기 때문에 해상도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요즘 카메라가 여럿 달린 스마트폰에 망원렌즈가 별도로 장착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요.

하지만 렌즈가 하나밖에 없는 픽셀3도 해상도의 손해 없이도 줌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하는데, 동일한 장면을 여러 개 찍어서 인공지능이 알아서 비어있는 화소를 보강해주는 기능이라고 합니다.

줌 사진이 얼마나 선명하게 나올지는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이론상으로는 매우 흥미로운 기능이네요.

Night Sight는… 그냥 밤에 찍어도 밝게 나온다 정도로 이해해도 되겠네요. 너무 대놓고 아이폰XS와 비교하는 모습이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합니다.

구글 렌즈는 카메라가 찍은 사물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이미지 검색을 해주는 기능인데, 이미 빅스비와 시리에서도 사용 가능한 기능이죠.

구글 포토 무제한 용량은 매력적이긴 합니다. 사진을 압축하지 않고 원본 그대로 무제한 저장이라니…

그 뒤에는 조금 부끄러울 정도의 기능들을 자랑합니다. Call Screen은 그냥 전화를 못 받을 때 발동되는 자동 응답기 기능 정도라 생각해도 될 정도네요. 그리고 폰의 화면을 바닥을 향하게 내려놓으면 자동으로 무음모드가 되는 기능은… 이게 2018년도에 자랑할 기능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네요.

AR 기능이 단순히 카메라 화면에 캐릭터를 배치하는 수준으로 끝난 점도 아쉽습니다. 아이폰XS는 AR을 실생활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많이 보였는데 오히려 구글이 이런 부분에서 뒤처질 줄은 몰랐네요.

마지막으로 픽셀3 전용 무선 충전기인 픽셀 스탠드인데, 폰을 충전할 때 픽셀 스탠드에 올려놓으면 위에 언급한 구글 홈 허브의 기능을 일부 수행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왜 무선 충전기가 필요한 건지…? 그냥 자체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인데 괜히 전용 충전기만 별도 구매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군요.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게 출시됐습니다. 제일 기본 사양의 픽셀3는 799달러, 픽셀3 XL은 899달러입니다. 솔직히 하드웨어에 비해서는 과하게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시세가 오르는 추세니까 우리도 비싸게 받겠다는 생각이 아닐까 싶네요.

심지어 고작 무선 충전기에 불과한 픽셀 스탠드가 80달러라는 점은 용서하기 힘드네요.

전반적으로 카메라 소프트웨어에 대한 부분은 인상적이었지만, 의도적으로 픽셀1, 픽셀2에는 이 기능들을 제공해주지 않는 점도 조금 쪼잔해 보였습니다. 디자인적으로 매우 열등한 (개인적으로) 폰이면서도 가격은 다른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슷하게 받겠다는 점도 매우 실망스러웠고요. 사전에 정보를 너무 심하게 유출하길래 뭔가 비장의 카드라도 있는 줄 알았더니 그런 것도 아니었고요…

[ 총평 ]

이제는 진짜 인정해야 합니다. 구글이 소프트웨어는 잘 만들어도 하드웨어는 정말 못 만든다는 사실을요. 물론 하드웨어의 개발 마인드와 소프트웨어의 개발 마인드가 다르기 때문에 둘 다 잘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구글은 최소한의 노력도 안 하는 것 같아서 갈수록 하드웨어 부문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네요.

구글이 이번에는 야심차게 만들었다!라고 하면서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것도 이제는 조금 지칩니다. 소프트웨어나 AI 기능에 대한 기술력은 물론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구형 기기나 타사 하드웨어에서 사용할 수 없으니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죠.

이렇게 좋은 소프트웨어와 AI 기능들을 구글이 하드웨어를 못 만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경험해보지 못하는 것은 조금 아까운 느낌입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하드웨어 개발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을 다른 하드웨어 제조사들에게 라이선싱 하는 방식으로 사업방식을 전환하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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