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옵테인 메모리&SSD – 저장 장치의 미래일까?

최신 컴퓨터 소식에 민감한 사람이면 인텔의 “옵테인(Optane) 메모리”라는 기술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인텔의 옵테인 기술이 RAM과 같은 캐싱용 임시 저장장치인지, 부팅용 디스크인지, SSD 인지 명확하지 않게 마케팅을 중구난방으로 해서 이름은 들어는 봤어도 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번 포스트애서 인텔의 옵테인 기술에 대해서 3가지 용도로 분류해서 옵테인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기능과 장단점을 지니는지에 대해서 풀어나가보도록 하자.

1) 캐싱용 장치로 활용

2) 부팅용 디스크로 활용

3) SSD와 같은 저장장치로 활용


[ 보조 캐시로 활용 ]

설명에 앞서 캐시(Cache)가 뭔지 설명해야 할 것 같다. 간단히 체감을 해보려면 고사양 프로그램을 하나 실행시켜보자. 수천 페이지짜리 PDF나 엑셀을 여는 것도 괜찮고, 고사양 게임을 실행시키는 것도 괜찮다. 당연히 로딩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을 닫고 바로 다시 동일한 작업을 하면 2번째 시도에서는 로딩 시간이 훨씬 짧다.

처음 실행할 때 연산된 작업이 임시로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어서 연산과 데이터 리딩을 처음부터 다시 다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인데, 이 임시 저장 작업을 캐싱이라고 한다.

컴퓨터의 RAM이 가장 대표적인 캐싱 장치인데, 램은 CPU와 통신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RAM에 캐싱 된 작업은 빠르게 실행이 가능하다. 인터넷 브라우저를 사용하다가 중간에 게임을 실행하고 다시 돌아와도 인터넷 브라우저가 처음부터 다시 로딩하지 않고 원래 화면 그대로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RAM은 두 가지 커다란 단점이 있는데, 하나는 바로 전원을 끄면 캐싱 된 데이터가 사라진다는 “휘발성”이라는 특징이고, 다른 하나는 조금 현실적인 이유인 “가격”이다. RAM이 휘발성인 이유 때문에 컴퓨터를 껐다 켜면 캐싱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고, RAM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용량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옵테인 메모리는 비휘발성이고 동일 용량 기준으로 가격도 RAM보다 저렴하다. 사실 16~32GB의 용량은 저장장치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용량이 작지만, 컴퓨터를 껐다 켜도 캐싱 정보가 유지되고 가격도 RAM보다 싸기 때문에 고용량 옵테인 메모리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인텔에서 캐싱 장치로 주로 마케팅을 했었다.

SSD와 HDD를 합친 SSHD도 이와 비슷한 개념인데, 옵테인 메모리는 수명이 일반 SSD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읽고/쓰기를 자주 하는 적극적인 캐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인텔의 공식 홍보 동영상에서는 캐싱용 옵테인 메모리를 “수 셰프”라고 표한한다. 부엌에 필요할만한 물건을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게 예측해서 창고에 쌓아놔준다는 비유인데, 이 정도 선에서만 이해해도 충분할 것 같다.

하지만 인텔의 주장과는 달리, 옵테인은 애초에 SSD를 대체할 빠르고 수명이 긴 차세대 저장장치로 개발된 기술이다. 아직 기술이 무르익지 않아서 저용량 옵테인 메모리밖에 생산 안되던 시절에 어떻게라고 판매하기 위한 구실로 캐싱 기능을 앞세운 느낌이 없잖아 있다.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원하는 데이터를 캐싱 할 수 없고, 컨트롤러가 자동으로 인식해서 캐싱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컨트롤러의 예측이 빗나갈 때 원래 의도보다 성능이 떨어져 보이는 구간이 발생한다는 단점도 있다. 단순 저장장치의 속도를 늘리기 위한 거라면 아직까지는 옵테인+HDD 조합보다는 그냥 빠른 SSD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속 편하다.


[ 부팅 디스크로 활용 ]

64~128GB 옵테인 메모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인텔의 마케팅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초창기 SSD 시절과 마찬가지로 OS와 자주 사용하는 필수 프로그램만 설치하는 부팅용 장치로 활용하라는 것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그냥 스펙시트만 얼핏 보면 최대 속도가 1450MB/sec 정도인데, 이는 평균적인 NVMe SSD보다도 뒤처지는 속도이다. 그런데 가격은 동급 NVMe SSD의 3배 이상일 정도로 흉악하다.

인텔은 단순한 최고 속도보다는 “지연속도”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지연속도는 CPU가 명령을 내린 후 그 명령이 목표로 하는 장치에 가서 실제 작업으로 이루어지기까지의 시간이라 생각하면 된다. 아무리 속도가 빠른 장치라도 지연속도가 느리면 최대 속도를 발휘할 수가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SSD가 분산된 작은 데이터를 읽을 때 최대 속도가 나올 수 없다. (HDD는 이 현상이 더욱 심하다)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작은 파일들을 연속해서 읽어야 되는 작업을 주로 하기 때문에 인텔은 옵테인 SSD가 부팅용으로 최적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가격이 3~4배인 것치고 얻는 이득으로는 너무 초라한 것 같다.

속도도 빠르고, 지연속도도 적고, 수명도 길다는 건 알겠는데, 아직 NVMe 속도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3~4배의 프리미엄을 주고 단순 부팅용 저장장치로 구매하기에는 가성비가 너무 떨어져 보인다.


[ 차세대 SSD 기술 ]

사실 옵테인 기술에 대해서는 3D XPoint 기술이라는 화려한 용어를 사용하지만 정작 이 기술의 원리가 뭔지에 대해서는 인텔도 잘 알려주지 않고 있다. 대충 3D NAND 기술의 변형인 것 같은데, 단순히 셀을 쌓아올린 게 아니라 젠가처럼 각 층마다 다른 방향으로 쌓았다는 소리인 것으로 보인다. 이 교차 구조 때문에 트랜지스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나 뭐라나… 공식 홈페이지 영상은 [링크]를 참조하자.

홍보자료만 보면 SSD 만큼 빠르고, SSD보다 수명이 길고 지연속도도 적다는 것이 주된 포인트다. 하지만 아무리 자료를 찾아봐도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가 뭔지는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댓글로 내용 보강 환영)

근거 없는 개인적인 추리를 해보자면, 애초에 인텔 CPU에 대한 아키텍처는 본인들이 다 가지고 있을 테니 저장장치와 CPU 사이의 통신 지연시간을 최소화시키는 컨트롤러 최적화가 큰 구실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에는 1테라바이트 급의 옵테인 SSD가 출시됐는데, 이 정도면 단순 부팅용 장치가 아니라 제대로 된 저장장치로 활용 가능할 수준의 용량이다. 단지 가격… 가격이…

여전히 1TB NVMe SSD 평균 가격의 3배 정도이다. 애초에 일반 소비자용 부품도 아니고 지금은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느낌이 강한 상태이기 때문에 가성비를 보고 살 물건은 절대 아닌 것 같다.


[ 종합 ]

SSD의 수명과 지연속도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옵테인 기술의 미래가 매우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다. 초창기에는 매우 작은 용량의 제품만 출시돼서 기술적으로 대용량 구현이 힘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1테라바이트 장치도 출시된 현시점에서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옵테인 기술의 정확한 원리가 공개되지 않아서 과연 인텔의 주장을 모두 믿어도 되는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그리고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기술이어서 지금 당장 옵테인 저장장치를 실사용하기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너무 크게 다가온다. 그래도 꼭 사용하고자 한다면 본인의 메인보드가 옵테인 인터페이스와 호환 가능한지 꼭 확인해보도록 하자.

이 모든 불안요인을 극복하고 가격 안정화만 된다면 아마도 옵테인 기술은 NAND 플래시 저장장치를 대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현실적인 방안이지 않을까 싶다. 과연 미래를 인텔에게 걸어도 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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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사장
JN테크리뷰의 주 편집자. 눈으로 보이는 데이터를 통한 객관적인 판단을 좋아하는 노트북 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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